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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EA 위험우선순위 점수(RPN),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

Neural Center 2025. 5.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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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EA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RPN이란 무엇인가

FMEA(고장모드 및 영향분석)를 진행할 때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위험우선순위 점수(Risk Priority Number, RPN)다. 이 점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위험에 먼저 대응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RPN은 심각도(Severity), 발생도(Occurrence), 검출도(Detection) 세 가지 요소를 곱해서 계산하는데, 각각 1부터 10까지의 점수로 평가한다. 따라서 RPN의 범위는 최소 1점부터 최대 1,000점까지다.

심각도(Severity) - 고장이 일어나면 얼마나 큰 문제가 될까

심각도는 해당 고장모드가 발생했을 때 고객이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나타낸다. 점수가 높을수록 더 심각한 결과를 의미한다.

심각도 점수 기준:

  • 9-10점: 생명 위험이나 법적 문제를 야기하는 치명적 수준
  • 7-8점: 제품 기능을 완전히 상실시키는 심각한 수준
  • 5-6점: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중간 수준
  • 3-4점: 약간의 불편함을 주는 경미한 수준
  • 1-2점: 거의 영향이 없는 미미한 수준

예를 들어 자동차의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은 생명과 직결되므로 심각도 10점을 받는다. 반면 컵홀더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불편하지만 심각도 3점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발생도(Occurrence) - 이 고장이 얼마나 자주 일어날까

발생도는 해당 고장모드가 설계 수명 동안 발생할 가능성을 나타낸다. 과거 데이터나 유사 제품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한다.

발생도 점수 기준:

  • 9-10점: 거의 확실하게 발생 (50% 이상)
  • 7-8점: 높은 확률로 발생 (20-50%)
  • 5-6점: 보통 확률로 발생 (2-20%)
  • 3-4점: 낮은 확률로 발생 (0.1-2%)
  • 1-2점: 거의 발생하지 않음 (0.01% 미만)

신기술을 적용한 부품이라면 검증된 데이터가 부족해 발생도가 높게 평가될 수 있다. 반대로 오랫동안 검증된 기술이라면 발생도가 낮게 나온다.

검출도(Detection) - 고장을 얼마나 쉽게 찾아낼 수 있을까

검출도는 고장모드가 발생했을 때 현재의 관리체계나 검사방법으로 이를 얼마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역설적이게도 점수가 높을수록 검출이 어렵다는 뜻이다.

검출도 점수 기준:

  • 9-10점: 검출이 거의 불가능
  • 7-8점: 검출이 매우 어려움
  • 5-6점: 검출이 보통 수준
  • 3-4점: 검출이 비교적 쉬움
  • 1-2점: 검출이 매우 쉬움

자동화된 검사장비로 100% 검사하는 항목이라면 검출도 1-2점을 받는다. 하지만 육안검사에만 의존하거나 검사 자체가 없다면 검출도가 높아진다.

RPN 계산과 해석 방법

RPN = 심각도 × 발생도 × 검출도

예를 들어 어떤 고장모드의 심각도가 8점, 발생도가 4점, 검출도가 6점이라면: RPN = 8 × 4 × 6 = 192점

일반적으로 RPN이 100점 이상인 항목들을 우선적으로 개선 대상으로 선정한다.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회사나 산업에 따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RPN 활용 시 주의사항과 한계점

동일한 RPN이라도 위험도가 다를 수 있다

RPN 200점인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해보자:

  • 경우 1: 심각도 10 × 발생도 4 × 검출도 5 = 200
  • 경우 2: 심각도 5 × 발생도 8 × 검출도 5 = 200

경우 1은 발생 확률은 낮지만 한 번 일어나면 치명적이고, 경우 2는 자주 발생하지만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다. 같은 RPN이지만 대응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심각도가 높은 항목은 RPN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심각도 9-10점인 항목들은 RPN이 낮더라도 반드시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 생명이나 안전과 관련된 사안은 발생 확률이 낮고 검출이 쉽더라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RPN을 낮추는 실질적인 방법들

심각도 개선

  • 설계 변경을 통한 영향도 감소
  • 안전장치나 백업 시스템 추가
  • 사용자 경고 시스템 강화

발생도 개선

  • 설계 강건성 향상
  • 부품 품질 개선
  • 제조공정 안정화
  • 정기점검 및 예방보전 강화

검출도 개선

  • 자동화된 검사장비 도입
  • 검사 빈도 증가
  • 검사 방법 개선
  •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RPN 관리의 실무 팁

정기적인 재평가가 핵심이다

FMEA는 일회성 작업이 아니다. 설계 변경, 공정 개선, 시장 피드백 등에 따라 RPN도 달라진다. 최소 6개월마다 재평가하는 것이 좋다.

팀 단위로 평가하라

한 사람의 판단보다는 설계, 품질, 제조 등 다양한 부서의 전문가들이 모여 평가해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개선 전후를 반드시 비교하라

개선 조치를 취한 후에는 반드시 RPN을 재계산해서 실제로 위험이 감소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RPN은 완벽한 도구는 아니지만,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데 매우 유용한 지표다. 숫자에만 매몰되지 말고 각 요소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FMEA를 통해 제품과 공정의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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