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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조사 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유의사항들

Neural Center 2025. 5. 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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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재해조사다. 하지만 많은 안전담당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재해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꼭 지켜야 할 유의사항들을 살펴보자.

재해조사의 진짜 목적을 이해하자

처벌이 아닌 예방이 핵심

많은 사람들이 재해조사를 '누구의 잘못인지 찾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접근이다. 재해조사의 진짜 목적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서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누가 잘못했나?"가 아니라 "왜 이런 일이 생겼나?"에 집중해야 한다. 처벌에 초점을 맞추면 관련자들이 진실을 숨기게 되고, 결국 제대로 된 원인 분석이 불가능해진다.

단순한 직접 원인을 넘어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직접 원인만 찾고 끝내서는 안 된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밑에 숨어있는 근본 원인들이다. 작업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났다면, 왜 부주의하게 되었는지, 시스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까지 파헤쳐야 한다.

조사 시작 전 준비사항

조사팀 구성의 중요성

혼자서 하는 조사는 한계가 명확하다.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해야 한다.

  • 조사팀장: 조사 경험이 풍부하고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사람
  • 현장 전문가: 해당 작업을 가장 잘 아는 현장 관리자나 숙련 작업자
  • 안전 담당자: 안전 규정과 위험 요소에 대한 전문 지식 보유자
  • 외부 전문가: 필요시 중립적 관점에서 조언할 수 있는 외부 인력

조사 범위와 깊이 설정

사고의 규모와 심각성에 따라 조사 범위를 적절히 설정해야 한다. 경미한 사고라도 잠재적 위험이 크다면 깊이 있게 조사해야 하고, 반대로 단순한 사고는 효율적으로 처리하되 핵심은 놓치지 않아야 한다.

현장 조사 시 핵심 유의사항

신속한 현장 보존

사고 현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한다. 증거가 사라지고, 관련자들의 기억도 흐려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을 최대한 빨리 보존하는 것이다.

  • 사진 촬영: 다각도에서 상세하게 촬영한다
  • 측정 및 기록: 온도, 압력, 위치 등 수치화 가능한 모든 것을 기록한다
  • 물적 증거 수집: 파손된 부품, 관련 서류, 작업 지시서 등을 수집한다
  • 접근 통제: 불필요한 사람들의 현장 출입을 제한한다

객관적 사실 수집에 집중

감정이나 추측이 개입되면 조사가 왜곡된다. 오직 객관적 사실만을 수집해야 한다.

좋은 예: "오전 9시 30분경 A작업자가 2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 나쁜 예: "A작업자가 조심하지 않아서 떨어졌다"

주관적 판단이 들어간 표현은 피하고, 관찰 가능한 사실만 기록한다.

관련자 면담 시 주의사항

심리적 안정감 조성

사고 관련자들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다. 특히 사고 당사자는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면담 시작 전에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재발 방지가 목적"임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면담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효과적인 질문 기법

개방형 질문 활용

  •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보세요"
  • "그 작업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폐쇄형 질문은 최소화

  • "안전모를 착용했습니까?" (예/아니오로 답할 수 있는 질문)

유도 질문 금지

  • "서두르다가 실수한 거죠?" (답을 미리 정해놓고 묻는 질문)

개별 면담의 중요성

여러 명을 한꺼번에 면담하면 서로 눈치를 보거나 의견이 섞여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반드시 개별적으로 면담을 진행해야 한다.

원인 분석 시 유의사항

다층적 원인 분석

사고는 보통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한 가지 원인만 찾고 끝내면 안 된다.

직접 원인: 사고를 직접 일으킨 행동이나 조건 간접 원인: 직접 원인을 유발한 관리상의 문제 근본 원인: 시스템이나 문화적 차원의 근본적 문제

5 Why 기법 활용

"왜?"라는 질문을 5번 반복해서 근본 원인까지 파고드는 방법이다.

예시:

  1. 왜 떨어졌나? → 발판이 부러져서
  2. 왜 발판이 부러졌나? → 무게를 초과해서
  3. 왜 무게 초과를 했나? → 안전 기준을 몰라서
  4. 왜 안전 기준을 몰랐나? → 교육을 받지 않아서
  5. 왜 교육을 받지 않았나? → 교육 시스템이 없어서

이렇게 하면 '교육 시스템 부재'라는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야 할 실수들

성급한 결론 도출

충분한 조사 없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가장 흔한 실수다. 특히 경험이 많은 조사자일수록 "이런 사고는 보통 이런 원인"이라는 선입견에 빠지기 쉽다.

단일 원인 고집

"작업자 부주의"라는 하나의 원인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여러 요인이 겹쳐서 발생한다. 시스템적 결함, 관리상 문제, 환경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책임 회피나 전가

조사 과정에서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때 조사자는 중립을 유지하면서 객관적 사실 확인에만 집중해야 한다.

조사 결과 활용과 후속 조치

실행 가능한 개선안 도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개선안을 만들어야 한다. 추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인 대책은 의미가 없다.

좋은 개선안: "높이 2m 이상 작업 시 안전대 착용을 의무화하고, 매월 1회 점검한다" 나쁜 개선안: "앞으로 더 조심한다"

교훈 공유와 확산

조사 결과는 해당 부서에만 국한하지 말고 전사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비슷한 작업을 하는 다른 부서에서도 동일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개선 조치를 실행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실제로 사고 예방 효과가 있는지 추적 관리해야 한다.

조사 품질 향상을 위한 팁

조사자의 역량 개발

좋은 재해조사는 조사자의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정기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조사 기법을 익히고, 다른 사례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화된 조사 절차 수립

조사자마다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면 일관성이 떨어진다. 조사 체크리스트, 면담 가이드, 보고서 양식 등을 표준화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외부 전문가 활용

내부 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필요시 외부 전문 기관이나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마무리

재해조사는 단순히 사고 처리를 위한 절차가 아니다. 조직의 안전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진짜 원인을 찾아내고,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더 안전한 workplace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 과정에서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진정성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형식적인 조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고 재발을 막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안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나하나 제대로 된 조사와 개선을 통해 차근차근 쌓아올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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